불교에 대한 작은 바람

글쓴이는 불교를 잘 모른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불교 신자들이 잘 보지 못하는 면을 볼 수도 있다고 본다. 글쓴이는 우리 나라 불교를 지켜보면서 평소에 늘 바라던 세 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절을 보러가지도 않는 등산객들에게 문화재 관람료는 받지 말았으면 한다. 이에 관한 것은 신문의 독자 투고란에 꽤 여러 번 나온 사항이다. 절에 들리지도 않고 산에 가는 사람은 그 일 때문에 사실 산에 오를 때부터 기분이 언찮아진다. 기분 좋게 가야 할 산길이 처음부터 그렇게 되는 데 대하여 불교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 아직도 불교에서 한자를 많이 쓰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불교 경전의 원래 글자는 산스크리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을 통하여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바람에, 한자로 쓰여진 불경을 우리 나라에서 많이 읽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종교와 견주어서 좀 미안하긴 하지만, 기독교 목사가 성경을 깊이 공부한다고 하면서 영어 성경을 열심히 본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다. 구약 성경은 히브리 말로 된 것이 원전이고, 신약은 그리스 말로 된 것이 원전이므로, 당연히 히브리와 그리스 말로 된 성경을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텔레비젼 등을 통하여 본 바에 따르면 아직도 스님들이 한자 불경으로 공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전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산스크리트로 된 불경을 공부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한글 불경으로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

아울러 절에 한자로 된 현판도 모두 한글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을 때 불교는 한자를 잘 알지 못하는 중생에 가까이 오려하지 않고, 오히려 중생과 떨어져서 중생의 위에 있으려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중세 때 천주교에서 라틴 말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수도 없었고, 또한 알지도 못하는 라틴 말로 미사를 보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현판 글씨를 한글로 쓴 절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는데 참 좋았다. 그런 것이 바로 중생에게 다가오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셋째, 이것은 아마 쉬운 문제가 아닐지 모르지만, 예산과 결산을 공개했으면 한다. 우리 나라 기독교가 이런 저런 이유로 비난받을 때도 많지만, 그래도 일단 예산과 결산을 공개하는 것은 참 좋은 제도라고 본다. 요즘 제도화된 정부 기관의 정보 공개와도 비슷한 흐름으로 본다.

또한 불교 신자들은 보시한 것으로 자기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것이 어디에 쓰여야 할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또한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려면 당연히 불교 신도들에게 예산과 결산이 공개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 나라 불교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한다.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이 불교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적어 보았는데, 이것은 불교에 대한 비난이 결코 아니다. 불교 밖에서 본 불교에 대한 바람인데, 앞으로 우리 나라 불교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잘 검토하여 타당한 것은 실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0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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