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AN 을 쓰는 문광부 안과 부산시 결정을 지지한다

공대, 정보 컴퓨터 공학부, 김 경석 교수 (gimgs0 AT HANMAIL 점. net)

지난 7 월 4 일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고치면서, 낱말 처음에 오는 ㄱㄷㅂㅈ 이 각각 KPTCH 에서 GDBJ 로 바뀌었고, 그 결과 부산도 PUSAN 에서 BUSAN 이 되었다. 이에 대하여 음성학적으로, 도메인 때문에, 바꾸는 데 따르는 비용이나 혼란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이 있었으며, 부산대 교수 100 여분이 서명하여 부산시장에게 PUSAN 을 유지하자는 건의서까지 보냈다. 그 동안 국제 표준화 기구의 한글 로마자 표기법 작업반과 이에 대응하는 국내 위원회의 전문 위원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BUSAN 을 지지하는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한글을 로마자로 옮겨 적기는 ㄱㄷㅈㅂ 에 대해 KPTCH 적기법과 GDBJ 적기법 가운데 어느 것으로 하느냐가 핵심인데, 이것은 어떤 말의 음운 체계에서 목청 (아담의 사과라고 하는 곳 가까이) 울림의 구별과 관련되어 있다.

음운이란 쉽게 말하여 다르다고 느끼는 소리값인데, 말 (언어) 마다 각기 다른 음운 체계가 있다. 우리 한말이나 중국말에서는 목청 울림을 구별하지 않는데 견주어, 영어와 일본말에서는 이를 구별하는데, 이런 것을 음운 체계가 다르다고 한다. 보기를 들어, "바보" 라고 할 때 음성학적으로 "바의 ㅂ" 은 목청이 안 울리고, "보의 ㅂ" 은 목청이 울린다. 그런데 우리 한말이나 중국말에서는 이 둘을 같은 음운으로 보지만, 영어나 일본말에서는 P 와 B 라는 다른 음운으로 본다. 그 동안 일반인이 잘 모르는 음성학을 들먹이면서 이 둘을 구별하는 영어 음운 체계가 옳고 한말 음운 체계는 틀렸다라고 주장한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각 말의 음운 체계는 다를뿐이지, 맞고 틀리고는 없다. 보기를 들어, "부" 를 영어에서는 P 로 본다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구별하는 "부" 와 "푸" (ㅂ, ㅍ) 를 영어에서는 구별하지 못하고 P 하나로 보는데, 그렇다고 영어 음운 체계가 틀린 것은 아니다.

일본말은 영어처럼 목청 울림을 구별하므로, 가나를 로마자로 적을 때 서양 사람의 적기법 (Hepburn) 과 일본의 적기법이 거의 같아서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중국말은 우리 한말처럼 목청 울림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서양 사람의 적기법 (Wade-Giles) 과 중국의 적기법 (Pinyin) 이 많이 다르며, PUSAN/BUSAN 과 거의 같은 문제가 생긴다. 보기를 들어 "북경" 을 웨이드-자일즈에서는 P (Peking) 로 적지만, 현재 Pinyin 에서는 B (Beijing) 로 적는다. 그 동안 혼란이 있었지만, 현재 중국말은 세계적으로 Pinyin 적기법으로 정착되고 있다.

한글 로마자 적기법은 서양 사람 적기법인 McCune-Reischauer 적기법 (KTPCH) 과, 2000 년에 우리 한말 음운 체계에 바탕하여 문광부에서 만든 GDBJ 적기법이 있다. 한말과 로마자 (영어?) 의 음운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한글 로마자 적기법에서 "정답은 없다". 다시 말하여, 어떤 적기법이 다른 적기법보다 정확하다거나 절대적으로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로마자 적기법이 다른 나라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거기에 대하여는 주장이 갈려 있다. 미군이 미군들끼리만 쓸 한국 지도에는 매큔-라이샤우어를 쓸 수도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이 로마자로 적는 일도 많기 때문에 우리 한말 음운도 고려해야 한다. 부산을 P 로 적자는 논리를 이어가면, ㅂ 과 ㅍ을 P 하나로 적자고 해야 하나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없으니, PUSAN 주장의 논리에 일관성이 없다. 이제 우리도 중국처럼 서양 사람 적기법인 매큔-라이샤우어에서 벗어나 우리의 음운 체계에 바탕을 둔 이번에 나온 GDBJ 적기법을 정착시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본다.

참고로 인터넷 도메인 문제는, pusan 을 busan 의 딴이름 (alias) 으로 해 두면 pusan/busan 둘 다 쓸 수 있으므로,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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