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의약 분업은 약물 남용을 제도적으로 부추긴다

글쓴이는 의약 분업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미국에서 10 년, 영국에서 1 년을 지냈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도 의약 분업을 실시한다고 하여 기대가 컸다. 이번 의약 분업은 좋은 점도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약물 남용을 제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현재 안에 따르면 의사는 처방전에 대하여 처방료를 받는데, 그럴 경우 의사는 수입을 높이기 위하여 저절로 처방전을 많이 끊게 될 것이고, 이는 약물 남용을 조장하게 되어, 의약 분업의 원래 뜻인 약물 남용 방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처방료를 몇 배나 올리자는 안도 나오는데, 그건 약물 오남용을 적극적으로 조장하자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다.

해결책은, 처방료를 없애고, 처방전을 끊든지 안 끊든지 진찰료는 같아야 하며, 내용상 진찰료에 처방전 값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의사는 양심에 따라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때만 처방전을 끊게 되어, 약물 남용을 막게 되는데, 이것이 미국에서 하는 방식이다.

둘째, 항생제 내성도 큰 문제인데, 현재 안으로는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보기를 들어, 어린이 감기의 경우, 항생제는 열흘쯤 계속 먹어야 하는데, 현재 안이 실시되면, 의사는 항생제에 대한 처방전을 하루치씩만 끊게 되어, 항생제를 며칠 먹다가 애가 좀 나아진다 싶으면 항생제를 끊고, 그 결과 내성이 커진다. 의약 분업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해결 방안은, 어린이 감기 경우, 매일 의사에게 가지 않고, 한 번만 의사에게 가며,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 처방전 한 장에 열흘치 항생제를 처방하여, 애가 열흘 동안 계속하여 항생제를 먹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항생제 내성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하는 방식이다.

의약 분업은 내용이 없이 제도만으로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위에서 든 중요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재 의약 분업 안은 무늬만 의약 분업이지 내용은 상당히 비어 있는 게 아닌가 한다. 하루 빨리 이런 문제점을 고칠 수 있도록 의약 분업 규정을 고쳐야 할 것이다. (200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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